봤어요?
방금 들었어요?
씨앗이 발아할 때 말이예요.
미운 오리 아니 미운 흙 새끼같던 녀석이 갑자기 툭~ 하고
뱃살 터지는 소리 내는 거 말이예요.
잠잠히 흙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의 시간을 견뎌내더니
봄바람에 긴장이 풀렸나봐요.
스스로를 깨고 나와서 우주 속을 유영하듯 토양을 뚫고서 숨을 쉬려 해요.
푸아~
숨 오래참기 챔피온인 고래가 하늘로 비상하듯
씨앗의 전령이 참았던 숨을 뱉어내고 있어요.
살금살금 움직이더니 어느새 공기의 영토로 다가와서
거친 호흡을 토해내며 넘어와 버린거죠.
민망함에 얼굴발게질까봐
솜털로 줄기를 덮었나봐요.
이힛~
토양을 주식삼아, 공기를 반찬삼아
성장보약이라도 먹은듯 쑥쑥 크네요.
미세먼지를 야식으로 먹으면 몸에 안 좋을텐데~
공기청정기라도 달아줘야할까요?
휘이~
자기가 공기청정기라도 되는양
필터는 갈지 않아도 된다는 과대광고를 하며
허황된 잎사귀를 나풀거리네요.
우리가 속삭이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을까요?
2개의 귀로는 모잘라 계속 자라는 잎사'귀'는
진짜 귀같아요.
호호~
어린 줄기가 제법 어른티 날 즈음
색연필 색으로 묘사한 화려한 날개가 피어요.
환영이 보이는 것일가요?
어찌 초록의 잎과 줄기를 타고,
연분홍 꽃잎이 피었을까요?
아니 초록이의 동생은 왜 핑크죠?
한 톨의 씨앗이
겨울에 침투하여
세상을 놀라게 할 온기를 만들었답니다.
신화나 영웅 이야기가 아니예요.
진짜 이런 세상이 있다니까요?
신대륙의... 아니고,
봄의 발견
by 이땡땡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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